사건의 주인공인 원고 A 는 한국 국적자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에서 출생한 관계로 미국의 속지주의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이중국적을 획득하였다.
A는 관할 동사무소로부터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주민등록초본을 확인하였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국적이탈을 사유로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고 하니, A의 형이 미국국적을 선택하기 위해 국적이탈신고를 하였을 때 담당 공무원이 도매금으로 A의 국적을 같이 이탈시킨 것이다.
공무원의 기열찐빠 탓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국인으로서 살아가게 된 A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한국에서 한 편의 통지서가 날아온다.
나이가 찼으니 신검 받으셔야죠? ㅎㅎ
의지의 병무청이 무려 국적이 박탈된 장정을 징집하기 위해 병역판정검사 통지서를 보낸 것이다.
??? 몇 년 전에 국적 박탈됐잖아요
??? 몇 년 전에 국적 박탈됐잖아요
ㅎㅎ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아무튼 빨리 신검이나 받으러 오라고~
당연히 A는 한국의 행정당국에 강력 항의를 했고, 얼마 안 가 정부로부터 답신이 도착한다.
ㅎㅎ 알고 보니까 담당 공무원이 실수로 국적이탈을 시켰더라고요. 방금 국적 복구시켜드렸으니 신검 받으러 오세요~
정부는 A의 국적이탈이 공무원의 행정상 착오에 의한 처분이었다는 이유로 병역판정검사 통지서를 보낸 뒤 국적을 회복시키는 비범한 업무처리를 선보였고, 국적을 회복시킨 당일날 빛의 속도로 건강보험을 재가입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A는 곧바로 회복된 국적을 다시 이탈시켜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당연하게도..
행정부 니들이 잘못해놓고 이제 와서 군대 오라고 국적 회복시키는 게 말이 되냐? 당장 국적 다시 이탈시키셈
여기서 적용된 논리가 바로 신뢰보호의 원칙이다.
신뢰보호의 원칙이란 법적 안정성과 행정행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원칙인데,
이 원칙에 따르면,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표명에 대하여 그것이 설령 적법하지 않을지라도, 심지어 공무원 자격을 부당하게 취득한 자가 행했더라도 그 행정행위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그 행위를 유효하다고 믿었다면 해당 행정행위는 유효하?? 된다.
A의 국적이탈이 착오에 의한 잘못된 처분이었으나, A는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국적이탈에 대한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것이 신뢰보호의 원칙의 대표적 판례 중 하나인 2006두10931(2008. 1. 17., 대법원 판결)이다.
그런데 언뜻 당연해보이는 이 판결이 왜 대법원까지 가게 되었을까?
왜긴 왜야?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었던 갓한민국 정부가 이 사건을 항소에 상고까지 해가며 기어이 끌고 간 것이다.
어줍잖은 방법으로 병역을 뺄 생각을 하는 펨붕이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병역자원 한 명을 끌고 오기 위해 국적까지 예토전생을 시켜가며 사건을 대법원으로 끌고 가는 집단임을 명심하고 확실한 계책을 강구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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