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경찰이 아동·청소년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비공개, 위장 형태 수사 준비에 들어갔다. 관련 법 개정으로 잠입 등 수사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추진되는 조치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디지털성범죄 관련 인력을 보강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을 팀장으로 둔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이는 개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시행에 따른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한다. 개정법은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는 형태의 디지털성범죄 수사를 허용하고 있다.

먼저 개정법에서는 신분 비공개 수사를 규정하고 있다. 경찰임을 밝히지 않고 정보통신망을 포함한 범죄 현장 또는 범인에게 접근해 증거, 자료 수집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 신분 위장 수사도 도입됐다. 디지털성범죄 계획 또는 실행, 이를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 체포 또는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 부득이 위장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방향이다.

위장 수사 방식으로는 문서, 도화 및 전자기록 등을 작성하거나 변경하는 형태가 제시됐다. 위장 신분을 통한 계약·거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판매·광고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즉, 온라인상에서 경찰이 성착취물 유통 경로를 가장해 잠재적 관여자 또는 이용자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동·청소년 디지털성범죄 분야 함정 수사가 합법화된 것으로 평가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다만 신분 비공개 수사의 경우에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공개 수사 기간은 3개월을 넘길 수 없다고 규정됐다.

또 신분 위장 수사는 경찰 신청, 검사 청구, 법원 허가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행 사법 체계 내 영장 집행에 준하는 구조다. 사실상 '임의 수사'가 아닌 '강제 수사'로 해석되는 것으로, 이런 경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이 안 될 수도 있다. 허가서에는 종류, 목적, 대상, 범위, 기간, 장소, 방법 등이 적혀야 한다.



위장 수사 기간은 원칙 3개월로, 필요한 경우 3개월 범위에서 연장이 이뤄질 수 있다.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위장 수사 총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긴급한 경우 법원 허가 없이 신분 위장 수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48시간 내 사후 허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지되는 영장 체계 구조가 반영됐다.

개정법은 지난달?26일 국회 본회의, 지난?1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를 앞두고 있다. 공포 후 시행 시점은 9월 중순께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관련 인력 보강과 함께 신분 비??개, 위장 수사 관련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터폴에 사이버수사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국제 공조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 비공개, 위장 수사를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며 "국제기구를 통한 공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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